모씨의 3개월. 그리고 앞으로.


모씨는 24시간 운영되지만, 모씨 팀의 하루는 매일 아침 10시에 시작합니다. 우리는 조그만 사무실에서, 모씨의 과거를 분석하고, 현재를 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일을 매일매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씨를 통해 수 십만 명의 모씨들을 매일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생소할 단어일 수 있지만, 모씨를 개발하는 우리와 같은 팀을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 “스타트업”

“스타트업 (Startup)” : 혁신형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기업.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 그리고 이런 정의도 있습니다. 매주 10% 이상의 성장을 이루어내는 기업.

여러분이 매우 잘 알고 있는 네이버, 다음,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등은 예전에는 모두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전했고, 생존했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합니다.

스타트업으로서 모씨 팀은, 기존의 실명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들의 문제를 인식하고, 익명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익명 서비스를 만들고자 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모씨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 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서비스가 명멸하는 시장이 바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 지옥 같은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니까요. 확률적으로도 생존 확률은 10%가 되지 않으며, 1%만이 성장을 이루어내며, 그 중 1%의 1%만이 10년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습니다.

우리가 2014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 달이 지났을 즈음, 우리를 만나고 싶어하는 국내의 큰 인터넷 기업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적은 인원과 돈으로 어떻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하실 생각을 했냐?” 하고 말이죠.

아니, 그 전으로 돌아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씨를 기획하고 있을 2014년 7월에는 저희 팀을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익명 서비스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건. 이미 많이 있잖아. 익명 서비스들. 그걸 보라구. 굳이 해야만 알아?”

모씨를 만드는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부정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지금도 그와 비슷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역시 매일매일 스스로 “냉정하게” 자문합니다. “익명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과연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모씨는 다른 익명의 서비스와 똑같이 흘러가지 않을까?” “반짝 유행하는 서비스가 아닐까? 익명은 결국 방종과 욕망을 위한 도구일 뿐일까?” 나아가 이런 질문도 함께 합니다.

“우리 팀은 모씨를 발전시킬 역량이 있을까?” 우리는 여전히 모씨의 서비스를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도전을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모씨는 이전의 글에서처럼, 서비스가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날 즈음, 2015년 5월부터 급격한 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100만 명의 모씨와 함께 한 지 이제 3개월여가 지났습니다. 모씨를 이용하는 여러분이 보기에 모씨는 변화의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3개월여의 시간 동안 모씨 팀은 하루하루 어려운 순간을 보냈습니다.

5월 이후의 몇 가지 일어난 사실만 이야기하자면,

  1. 수천만원의 서버 비용
  2. 하루에 받는 수백통의 메일.(모씨 팀은 마케팅을 하고 있는 2명의 인원이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3. 시장에서 일어나는 부정적 반응.

모씨는 일 수천만 회의 화면 전환이 발생하면서 쏟아지는 모씨들의 메일, 리뷰, 페이스북 문의로 운영은 마비되어 갔으며,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현금의 소진 속도는 매우 빨랐습니다. 모씨 팀원들 모두 업무 시간은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아침과 새벽을 가라지 않는 시간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특히나 현금의 소진 속도 문제는 언제라도 모씨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빠른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모씨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없습니다.)이 없었기 때문에 모씨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모씨 서비스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돈을 모씨 팀에 가져오는 것. 흔히 말하는 투자(Investment) 유치를 진행해 왔습니다.

모씨 팀원은 투자와 관련된 인맥이 전무했기 때문에, 6월 초부터 투자를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많은 이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 중 몇 분은 우리를 미리 알아보시고, 직접 전화를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 유치를 진행하는 와중에서도 위의 3가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 힘든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투자 유치를 시작한지 2주일이 지난 6월 3주차부터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었고, 많은 논의와 협상 끝에 8월에 모씨의 유지와 성장을 위한 투자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모씨는 다음, 카카오, 네이버를 투자한 이력이 있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우리기술투자로부터 35억원의 자금을 유치하였고, 비로소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 하나에서 당분간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투자가 완료되었다고 해서 지금의 모씨가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익명의 가치를 지키는 일들과 익명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아직 1도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우리는 우리를 부정하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자금 문제를 포함한 수많은 문제와 봉착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씨 팀만의 노력은 아니었습니다. 모씨를 응원해 주고, 모씨를 비판해 주신 분들, 그리고 모씨와 함께 하고 있는 모씨들의 힘으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모씨들과 함께 모씨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익명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남이 보는 내가 아닌 나 스스로의 나로 서로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공간. 내가 더욱 나일 수 있는 공간, 그런 나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지금은 모씨가 그런 공간이 아닐 수도 있고 변해갈 수도 있지만, 내일이 안 된다면, 다음 주, 다음 주가 안 된다면, 내년에라도. 내년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모씨들과 함께 그런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떠신가요? 새로운 익명의 문화. 동참해 보시지 않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MOCI 팀.